정창민 용인시장이 용인시민은 물론 시의원들까지 대동하고 평택시에 몰려가 시위를 했다는 믿을 수 없는 보도가 31일자로 있었다. 시위의 이유는 지난 1979년 만들어진 송탄 취수장이 광역상수도망 확장으로 용도 폐기된 만큼 취수장상수원 보호구역해제를 주장하기 위해서다.

취수장 상수원에 해당하는 용인시 남사면 일대와 안성시 원곡면 일대는 그동안 상수원 보호구역에 묶여있어 개발행위를 제한받아 왔었다. 수도권지역중에서도 난개발로 유명한 용인시의 일부지역이 개발재한구역으로 묶여 있다 풀려나가는 과도기적 상태에서 발생한 일이다.

개발행위 당사자인 용인시민들 입장에서 시장이 직접 나서 민원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는 환영하겠지만 시장이 직접 시위에 나서는 문제는 한 번쯤 돌이켜 볼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시군을 넘나드는 광역사회간접시설 또는 개발행위는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송탄 취수장 문제에 앞서 매립하는 것이 더 경제성이 있어 보이는 신갈저수지 오염의 주범은 용인시민이다. 용인 금곡리와 공세리 등 신갈저수지 주변으로 난개발을 한 덕분에 신갈저수지의 오염은 국가에 손을 벌려야 할 만큼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것은 한두 해 전의 일이 아니다.

신갈저수지의 극심한 오염이 용인에 의한 것이고 신갈저수지를 기점으로 하는 오산천은 오산을 가로지르며 오산시민들에게 커다란 피해를 입히고 있다. 여름이면 하천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물론 사계절 내내 녹조가 보이는 오산천에 대한 피해 보상을 용인시가 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오산 곽상욱 시장은 머리띠를 두르고 용인시청에 가지 않는다. 그것은 용인 신갈저수지의 오염문제가 시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시장이 주민들과 함께 시위를 했다는 행정선례를 남기지 않으려는 노력에 의해서다.

수원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화성시가 최근 숙곡리에 종합화장장을 건립하려고 하자 수원시민들 일부가 크게 반발하며 시위를 했다. 그러나 수원시민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염태영 수원시장은 끝까지 중립을 지켰다.

선례는 또 있다. 수원은 지난 20여 년 동안 서수원의 중심부에 있는 서울대 농생대부지 때문에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어왔다. 농생대 부지안에 들어설 수도 없었으며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돌아가야 했다. 주민들은 지난 2012년 농생대부지의 개방과 반환을 요구하며 큰 시위를 벌였다. 그럼에도 시장이 직접 나서지는 않았다. 시장은 시위에 나서지 않고 도청과 재정부를 상대로 설득에 나섰으며 결과도 좋았다.

지방자치시대에 시장이라는 직위는 결코 가볍지 않다. 시민의 요구를 들어주는 시장도 필요하겠지만 시장이 직접 나서서 시위를 독려한다면 헌법과 법률이 필요한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법과 원칙을 존중하되 그 테두리 안에서 민원을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창민 용인시장은 시위동참을 부당함에 맞서 싸우는 용기와 혼동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전경만 편집국장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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