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예비후보 (출처: 페이스북)

새누리당 친이계와 비박계 인사들이 대거 낙천된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임태희 예비후보가 공천 탈락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를 결정했다. 임 예비후보는 16일 성남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결정에 납득할 수 없다”며 탈당소식을 알렸다.

임 예비후보는 16대 총선 이후 3선을 한 후보로, 고용노동부 장관에 이어 이명박 전대통령의 대통령실장을 맡았다. 또한 여권 초강세인 분당(을) 지역에서 지난 18대 당시 71.1%의 득표율로 전국 최다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는 이번 낙천에 대해 “명백한 정치보복”이라며, “지난 2014년 재보선 당시 이유 없는 평택 경선배제에 이어 당의 험지인 수원 영통 출마 요구에 따른 바 있다”며 “분당(을) 지역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유도 명분도 없이 당을 위해 희생한 저에게 또다시 정치보복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분당(을) 지역 공천을 두고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발언 또한 문제가 됐다. 이 위원장이 16일 기자회견 이후 “(단독후보로 추천된) 전하진 의원은 임태희와 비교가 안 된다. (분당을에는) 판교가 있어 창조경제의 본거지로 만들어야 한다”며 정보기술(IT) 전문가인 단독후보로 추천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임 예비후보 측은 “제대로 알고 말하라”고 반박했다. 임 예비후보는 “우선 판교테크노벨리는 지역적으로 분당(을)이 아니라 (갑)의 관할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며 “판교테크노벨리는 초선의원 시절 구상부터 참여해 조성된 것이며, 이것이 최근 2차 테크노밸리 계획으로 이어진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이 위원장이)기초적인 사실관계 정도는 파악했어야 했고, 면접기회를 통해서라도 이 문제를 알아보려고 노력했어야 했다”며 “원칙도 명분도 없는 공천을 해놓고 억지로 합리화 하다보니 공당의 공천책임자가 그런 군색한 설명을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임 예비후보는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새누리당의 상층부는 오직 편가르기와 청와대의 뜻을 받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집단처럼 되어있다”며 “당의 정체성이 청와대의 뜻에 따르는 것입니까? 그런 정체성이 세상에 어딨습니까”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또한 “무소속 출마를 감행하는 것은 의원이 되고 안되고를 떠나, 대한민국이 이렇게 특정집단의 나라로 가면 안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국민의 심판을 받고자 하는 것이다”고 발언했다.

이렇게 3선의원인 임 예비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보수층의 표심 분열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군다나 현역의원이자 단수 추천으로 공천 확정된 전하진 의원은 ‘제2의 분당대첩’을 캐치프레이즈로 건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예비후보를 지난 19대 총선에서 불과 1만여 표 차이로 앞선바 있어 여권의 대표적인 표밭인 ‘분당(을)’ 지역구가 이번 총선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허민지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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