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탄시장이라는 이름만 듣고 오래된 전통시장을 떠올리고 찾는다면 큰 오산이다. 상인의 마인드가 젊고 홍보가 빠른 스마트한 시장이다. 14일 구매탄시장을 찾았다.

“우리 상인들이 함께하는 단체카톡방이 있어요. 그 방에서 시장에 대해 늘 얘기를 나눠요. 페이스북도 있는데 시장 사진을 올리고 정보를 지인들에게 공유해서 시장 홍보를 해요. 각자 지인에게 공유하면 그게 바로 홍보가 되는 거니까, 상인들이 시장을 알리는데 적극적이에요.”

5년째 상인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섭 회장의 말이다. 정보가 빠르게 변하니 발맞추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한다고 한다. 파워블로거를 초청, 상인들에게 SNS 교육을 시키면서 온라인상에 사진도 올리고 댓글도 달고, 서로에게 관심 두고 응원하면서 재미있게 장사를 한다며 의미 있는 미소를 짓는다. 번창하는 시장에는 숨은 이유가 있는 듯하다.

매탄동의 유래

매탄1동 전 지역을 가만리(家萬里)라고 불렀다. ‘집이 만호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의 ‘가만리’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옛날 어떤 지관이 현재의 매탄1동 지역을 보고 이곳에는 훗날 만호(萬戶)가 사는 마을이 들어설 것이라고 예언했다고 한다. 이후로, 실제 현재 매탄 주공아파트 단지가 형성되어 만호 이상의 주택지를 형성하고 있다.

구매탄시장은 1980년대 초 구매탄 아파트 건설 후 아파트 축대 주변으로 노상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면서 노점과 가건물 형태로 상권이 형성되었다. 구매탄 아파트가 재건축되고 상권을 이루었던 노점 상인들이 점포를 분양받아 현재의 시장 상권이 형성되었다. 현대화 시설 사업으로 아케이드, 간판정비, 주차장을 갖춘 깨끗하고 쾌적한 시장이다. 이러한 변화로 전통시장도 쇼핑하기 편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혔고 지역 경제 활성화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구매탄시장은 인근에 있는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생활밀착형 시장이다. 수원시 영통구 매여울로53번길 28에 소재한다. 1978년 3월에 개장하였으며 점포수는 117, 종업원 수 250명이 종사한다. 취급품목은 싱싱한 생선과 신선한 야채를 비롯하여 1차 생산물인 농수축산물, 반찬, 떡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영섭 상인회장 인터뷰

시설뿐만 아니라 ‘상인의 마인드도 현대화’로 무장하다

시장에 들어서면 대형 전광판으로 시장에 대한 홍보영상이 흘러나온다. 점포에 있는 상인들이 바로 홍보 영상 속의 주인공이다. 영상 속 모습을 보는 상인들도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운 듯하다. 영상 속의 같은 인물을 보고 있자니 연예인을 보는듯한 착각이 든다. 처음 와본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친밀감은 배가 된다. 김영섭 회장에게 구매탄시장만의 경쟁력에 관해 물었다.

“주로 1차 식품 위주로 되어 있어요. 업종이 밀착되어 있어 동선이 크지 않아서 고객들이 장보기가 편리해요. 시장 내 커다란 전광판으로 시장 홍보영상도 볼 수 있고요. 시장 환경개선과 고객 편의에 대한 상인들의 마인드 개선으로 시장 내 분위기가 좋아요. 시장만의 큰 특징은 없지만, 고객이 ‘쾌적한 환경에서 기분 좋게 장보기 좋은 시장문화’를 만들고 있는 것이 우리 시장만의 특징인 것 같아요.”

시장현대화 사업으로 아케이드, 바닥, 간판 할 것 없이 쾌적한 환경을 뽐낸다. 간판은 각 점포의 특색에 맞게 디자인되어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상인과 고객이 함께하는 헬스와 요가 등의 운동센터가 마련되어 있다. 여기까지는 여느 전통시장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다음 얘기를 듣고 있자니 놀랍다.

“우리 시장에 단말기 보급률이 95% 예요. 카드매출이 50% 정도 되고요, 그래서 브랜드마켓 같이 영수증으로 적립금을 모으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어요. 우리 시장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친절’이에요. 카드로 1~2천 원 내더라도 웃으면서 손님을 대하죠. 시장 전체의 이미지를 생각해서 상인 의식을 바꾸기 위한 교육을 꾸준히 한 결과예요.”

고객이 ‘늘 기분 좋게 장보기 좋은 시장’을 만들기까지 상인들의 숨은 노력이 절실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골목시장육성사업으로 ‘시장 홍보의 축’을 만들다

공동판매장 조성과 시장문화교류센터 운영에 대한 골목형 시장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공동판매장인 ‘동네밥상’에서는 시장 내 상품을 꾸러미 상품으로 개발해서 판매와 배송을 한다. 예로 정육과 야채와 콜라보를 하거나 반찬을 소분해서 판매한다. 또한, 대형매장처럼 영수증으로 적립할 수 있다. 시장에서 사용한 현금·카드 영수증을 갖고 오면 포인트로 적립해 시장 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즉, 시장 내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고 시장의 상인과 고객의 커뮤니티 접점을 이루어 내어 시장 홍보 축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시장문화교류센터에서는 시장을 이루는 사람들인 주부(고객) 생활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해요. 이미 어린이를 대상으로 놀이마켓을 운영하고, 상인을 대상으로 하는 헬스클럽과 요가 운동 등을 운영하고 있어요. 앞으로 주부들을 대상으로 프리마켓이나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여 문화와 예술이 있는 시장을 만들기 위한 준비를 계획하고 있어요.”

지역주민과의 소통의 장으로 활용되는 시장문화행사

시장 골목 끝에는 소형 간이 야외무대가 설치되어 있다. 시장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상인들과 지역주민들이 한마음이 되는 문화공연을 꾸준히 하고 있다. 상인과 고객이 참여하는 노래자랑, 초대가수의 공연 등 다채롭게 진행하며 경품준비 이벤트도 실시했다. 구매탄시장에서 먹고, 보고, 즐기는 문화행사를 통해 질 좋고 저렴한 먹을거리를 먹으며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골목형시장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문화광관형 사업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우리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문화와 예술에 대해 상시공연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공연장도 마련이 되어 있으니 주말에 구매탄시장으로 오면 늘 볼거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찾는 손님으로 북적거렸으면 해요. 상시공연이 정착되면 시장이 더 젊어지고 고객들도 전통시장에 올 맛이 나잖아요.”

고객에게 양질의 상품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장에 와서 문화공연도 관람하고 나눔의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상설공연장으로 운영하겠다는 김 회장의 바람이 꼭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구매탄시장만의 특색이 없는 게 아니다. 특색이 하나둘 모이다 보니 현대화에 맞는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기에 시장 내 일상이 평범하게 느껴지는 듯하지만 나름대로 특징을 지니고 있다. 가장 구매탄시장다운 시장의 모습이다. 구매탄시장이 앞으로도 ‘스마트한 (新)시장’ 다운 특별한 시장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

신진우 기자  d97330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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